"죽고 싶어요", 긴박했던 '8분의 대화' 극단적 선택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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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샘 댓글 0건 조회 4,508회 작성일 20-11-13 20:39본문
"죽고 싶어요", 긴박했던 '8분의 대화' 극단적 선택 막았다
[주말 기획]젊은 대한민국의 슬픔④
‘지금 우울증이 심해 죽고 싶어요.’
짧은 한 문장의 문자 메시지가 112상황실에 도착했다. 신고자의 신원도, 위치도 없는 문자 메시지였다. 보통 문자 메시지가 오면 문자로 회신해 내용을 파악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A경위는 바로 전화를 걸었다. 생명이 달린 문제였다.
문자를 받은 뒤 바로 전화를 걸었음에도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A경위는 ‘이미 극단적인 선택은 한 것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깃들었다. 연결음이 길어질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그 순간 떨리며 격앙된 목소리가 들렸다.
"나… 나 죽을 것 같아! 무, 무서워요. 나 좀 어떻게 해줘요."
A경위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함께 ‘코드0’를 지정했다. 살인 등 강력 범죄에 쓰이는 코드 번호다. '코드 0'가 떨어지면 근처 순찰차는 바로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A경위는 동시에 신고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선생님,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저랑 같이 심호흡부터 해볼까요."
신고자의 안정이 우선이었다. 누군가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 "지금 무슨 옷 입고 계세요? 평소 아프신 데는 없으세요?" 등의 질문을 이어가며 중간중간 인상착의, 위치 등을 물었다. 관련 내용은 출동 중인 경찰과 실시간 공유했다.
통화를 시작한 지 8분 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자는 평소 우울증을 알고 있었다. 신고 당시에는 우울증이 극심해져 몸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신고자는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갔다.
2015년 경찰이 112 신고 분류에 ‘자살’을 포함 시킨 이후 관련 신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6만3636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9만건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에도 관련 신고가 지난해 대비 3% 늘었다.
/사진=머니투데이접수요원들은 가능한 대화를 하면서 신고자를 안심시킨다. 신고자의 상황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다. 올 7월에도 서울에서 20대 여성이 홀로 모텔에 들어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것을 ‘14분9초’간의 통화로 막을 수 있었다.
현 교수는 "결심을 막거나 예방할 수 없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으로, 극단적 선택은 100% 예방과 회복을 할 수 있다"며 "이를 깨기 위한 교육을 지속해서 확대해야 하는데, 현재 중앙자살예방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관련 교육을 배워두면 좋다"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조언이나 '그런 생각은 나쁘다'라는 말 등은 지양하고 이들이 힘들어하는 것에 진심 어린 태도로 공감하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며 "최종 단계에서는 '혹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지' '구체적 계획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전문 기관과 연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지·예방 교육이 중요하다"며 "외국에서는 주민과 왕래가 잦은 농촌 이장, 부동산 주인, 약사, 편의점 직원 등을 '최일선 파수꾼'으로 삼는 정책이 활발한데, 우리 정부도 관련 인력·예산을 늘릴 필요가 크다"고 전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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